영화 '두더지'

가족은 나를 버렸다. 학교도 더 이상 다닐 수 없다. 이미 평범하지 않은 나는 평범한 어른이 되는 것을 매일 꿈꾼다. 쓰나미 이후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과 나를 좋아하는 같은 반 차자와까지 내게 손을 내밀지만, 나는 그저 땅 속의 두더지처럼 평생을 조용하게 살고 싶다. 하지만 세상은 나를 그냥 두지 않는다. 먼지보다 못한 목숨이지만, 한 번쯤은 누군가를 위해 내 목숨을 훌륭하게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 다음영화에서


 영화 <두더지>를 다 보고 나면 '그럼, 그래야지. 잘못을 인정하고 죄값을 받아야지. 암. 그래야지' 했었는데 영화의 배경인 동일본지진의 참상을 알고 나니 내 자신이 너무 옹졸했다는 생각이 든다.

<반딧불의 묘>나 <코쿠리코 언덕에서> 같은 영화에서 지속적으로 비판받는 부분이 전범 국가였던 일본이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한다는 거다. 그러나 2011년 3월 지진, 쓰나미, 원자력발전소 파괴와 같은 재난 3종세트를 한꺼번에 얻어 맞은 동일본 지진 피해자로서 가족과 재산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그런 피해를 전혀 겪어 보지 못한 내가 감히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무슨 생각이 들어서인지 얼마전 생존배낭을 구매해 물이나 에너지바 등으로 채워넣고 있다. 지진 뿐만 아니라 화재, 전쟁 등 재난은 늘 우리 곁에 있기 때문일까?

지진이 휩쓸고 간 도호쿠 지방의 모습. 영화속에서 나오던 장면도 이 때 촬영한 장면은 아닌가 할 정도로 매우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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