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된 영화 <모노노케 히메>는 아마 지금까지 몇번을 봤는지조차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봤던 영화다. 그런데도 또 본다. 결말을 이미 아는데도.

이렇게 여러 번 봤음에도 계속해서 또 보게 되는 영화들이 있다. <밀양>, <구타유발자>, <포레스트 검프> 등등

영화 <모노노케 히메>는 볼 때마다 다른 케릭터의 입장을 살피게 된다. 처음엔 주인공 아시타카, 그 다음은 원령공주인 산, 그 다음은 에보시...

영화는 보통 주인공이 있고 빌런이 있는데 이 영화는 누가 옳고 그른지 볼 때마다 더더욱 아리송해진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재앙신으로부터 쑥대밭이 되기 직전에 마을과 여동생들을 구한 아시타카는 여동생과 마을 사람들의 입장에서 옳은 인물이고, 자연을 인간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자기 한몸 아끼지 않고 돌진하다 몰살당한 멧돼지들은 자연의 입장에서는 옳은 존재다. 늑대들 앞에서 자신들이 살자고 핏덩이 딸을 던지고 도망간 부모에 대한 원망을 지닌 산으로서는 자신을 먹지 않고 길러준 늑대들이 옳은 존재다. 누구하나 거들떠 보지도 않던 나병환자들로서는 자신들을 거둬주고 치료해주고 일자리를 마련해준 에보시가 옳은 존재다.

단순히 선과 악, 자연과 인간 등의 대결 구도로만 보면 이 영화는 누가 선이고 악인지 너무도 난해해서 누가 주인공인지도 모를 수 있다. 서로 좋아하게 되었지만 아시타카와 산이 끝내 같이 살지 않고 산은 늑대들과 아시타카는 인간들과 살되 나중에 찾아갈테니 기다리라는 마지막 대사 속에서 모두가 서로 잘 살기 위한 조화를 찾기 위해 노력하자는 메시지의 결말로 영화는 끝난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겸손이 묻어나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존경스럽다.

모노노케 히메 Princess Mononoke, もののけ姬, 1997

댓글

  1. 헉...모노노케 히메...제가 어릴 때 자주 봤던 애니인데!! ㅎㅎ 오랜만에 추억이 떠오르네용. 글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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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큰애망님도 이 영화 좋아하시는군요~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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