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이니까 말 놓자

 며칠 전 동네 도서관에서 어느 소설가의 강연이 있다는 안내문을 슬쩍 보게 되었다. 무슨 또 고리타분한 내용을 가지고 시골 동네 엄한 아줌마들 모아 놓고 강연을 하려나 하고 주제를 살펴보니.

'소설을 통해 본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

오옷~ 제목을 보니 내가 요즘 겪고 있는 일련의 어려움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신청 QR코드를 스캔했다. 그럼 그렇지, 예상했던 대로 정원 마감. 근데 대기자 명단에 추가한단다. 에구~ 이런 촌구석 도서관에서 하는 작가 강연에도 대기자라니... 그리고는 며칠 잊고 지냈다.
그런데 연락이 왔다. 접수 완료되었으니 참가하란다. 오에~
2시간 남짓한 강연이 예상했던 것과 달리 꽤 재미있고 뭔가 생각의 여운을 주는 내용이었다. 그야말로 두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다. 제목에 표기된 소설, 타인, 이해, 공감을 주제로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됐는데 특히 공감 부분이 많이 와닿았다. 공감은 반드시 동정과 구분되어야 한다고 하는 그 부분. 용산참사로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알리는 1인 시위를 하던 후배 이야기, 세월호 팽목항에 르포 취재하러 갔다가 헌신하는 후배 작가들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는 이야기. 우리가 그동안 알던 공감은 실천과 노력이 배재된 동정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많은 생각을 남기게 하는 많은 이야기들...

알고 보니 그 작가는 나와 동갑이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으면서 다른 인생을 살아온. 타인을 공감했던 그의 인생을 조금 훔쳐보고 싶다. 그를 공감하기 위해 내 손엔 그의 책 <한정희와 나>가 들려 있다. 나중에 보면 500CC 맥주에 소주 하나 타서 같이 나눠 마시고 싶다. 물론 말도 놓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갑자기 잘 되던 티맵(T-map) 내비게이션이 종료되는 경우 해결 방법

카카오 탈퇴 진짜 어렵네

샌디스크 울트라와 샌디스크 익스트림 프로의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