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내 시계 야광이다!
굳이
어느 날, 해가 중천에 떠 있는데 남편이 불쑥 집에 들어오더니 마누라에게 창문 커튼 치고 불 끄고 이불속으로 들어오라고 하니 아내는 '이이가, 별일이야' 하며 못이기는 척 하고 이불 속으로 들어오니 남편 하는 말. '여보, 내 시계 야광이다!'라는 해프닝은 꼭 아니더라도 나는 오래전부터 야광시계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학창 시절에 차고 다녔던 두꺼운 아날로그 카시오시계의 핸즈에 발라진 야광이 그 어린 눈으로 봐도 어찌나 멋지던지... 어느 날 동네 깡패 형들에게 그 시계를 빼앗기고 나서 한동안 손목 시계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다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다시 시계를 차기 시작했다.
'시계 하면 스위스지' 라는 말을 어디서 들었는지 몰라도 스위스제 시계 중 가장 저렴한 스와치 시계를 구입해 한동안 차고 다녔더랬다. 쿼츠여서 시간도 잘 맞고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투명 재질의 소재가 신기하기도 했다. 물론 야광 성능도 좋았다. 그러나 플라스틱 케이스라는 한계로 조금씩 부식되었고 나중에는 밴드와 연결된 러그 부분이 떨어져서 손목에 찰 수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후 몇 개의 시계를 거쳐 지금은 세이코 SPB301J1이라는 오토매틱 시계를 차고 있다.
빙하를 연상시키는 멋진 다이얼에 뛰어난 야광(정확히는 축광)이 너무 맘에 든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 나왔던 윌라드 대위가 차고 나왔던 1970년대 다이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세이브더오션 스페셜 에디션이다. 오래도록 같이 하면 좋을 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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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iko SPB301J1, 1970 Diver's Modern Re-interpretation Save the Ocean Special Edi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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