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몹쓸 년이네

빠삐용 Papillon, 2017

 아주 어릴 적 <콰이강의 다리>류의 영화를 좋아하시던 아버지가 어느 일요일 밤 명화극장으로 보셨던 <빠삐용>을 졸린 눈을 비비며 힐끔힐끔 쳐다본 게 '난 빠삐용을 봤다'고 생각하게 된 것의 시작일 것이다. 내가 그 동안 기억하고 있던 영화 <빠삐용>은 줄무늬 죄수복과 굶주림에 지쳐 바퀴벌레를 잡아 먹는 것, 그리고 높은 벼랑을 뛰어 내려 탈출한다는 것이 그 전부였다. 그리고 사십여 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빠삐용>을 제대로 보았다.

당시 아버지가 보셨던 <빠삐용>은 스티브 맥퀸과 더스틴 호프만의 1973년작이었고 오늘 내가 본 <빠삐용>은 찰리 허냄(퍼시픽 림)과 라미 말렉(보헤미안 랩소디, 어쩐지 주걱턱이 어디서 많이 봤다 했어)의 2017년작이다. 물론 둘 다 앙리 샤르에르의 소설 [빠삐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빠삐용이 누명을 쓰고 지옥의 교도소로 불리던 프랑스령 기아나 유형지로 들어가기 전 이야기와 탈출 후 이야기가 추가되었다는 2017년작 <빠삐용>을 보고 나서야 내가 지금 그나마 누리고 있는 자유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 적어도 난 배고파서 바퀴벌레를 안잡아 먹어도 되잖아?

1973년작에 비해 그 감동이 크지 않다는 평이 많은데... 혹시 바퀴벌레 잡아 먹는 씬이 생략되서 그런가?

희망이 없는 곳에서 희망을 찾긴 힘들지

-- 드가(루이)가 빠삐용을 따라 자신도 탈출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아주 몹쓸 년이네

-- 아내가 자신을 항소해서 꺼내줄 거라고 철썩같이 믿는 드가에게 아내가 자신의 변호사와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는 말을 들은 빠삐용이 빡쳐서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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