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십훈과 당근마켓

 최근 ISO 6425 방수 등급을 새로이 알게 되었고 이를 만족하는 시계가 뭐가 있나 하고 틈만 나면 가격비교 사이트를 기웃거리고 있다. 올 여름 라이프가드나 서핑할 때 지금 손목에 채워진 스와치 메탈 시계로는 짠 바닷물이 감당이 안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차던 러시아 탱크가 밟고 지나가도 멀쩡할 것같은 가민 인스팅트는 군대간 큰아들 손목에... 

괜찮은 스위스제 오토매틱 하나 쯤은 괜찮잖아? 하고 태그호이어 아쿠아레이서나 론진의 하이드로 콘퀘스트도 오랫 동안 고려 대상이었는데 물흐르듯 흐르는 초침을 하루 종일 처다보는 것도 아니고 누가 내 손목에 채워진 시계에 관심 갖는 것도 아니고 시계는 결국 자기 만족, 시간 잘 맞고 언제 어디서든 찰 수 있는 튼튼한 실용적인 툴워치를 사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다. 거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고경애 작가의 <용돈 교육은 처음이지?>라는 책을 읽다가 '전략십훈'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눈치 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일본식 표현으로 1970년대 일본 최대 광고회사인 '덴스(電通)'에서 광고를 만들 때 가져야할 광고인들의 10가지 마음가짐이다. 그내용은 아래와 같다.

  1. 더 쓰게 하라
  2. 버리게 하라
  3. 낭비하게 하라
  4. 계절을 잊게 하라
  5. 선물하게 하라
  6. 세트(Set)로 사게 하라
  7. 구입할 계기를 만들어 주라
  8. 유행에 뒤쳐지게 하라
  9. 부담없이 사게 하라
  10. 혼란을 불러 일으켜라
정말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전략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 광고인들은 자본주의 논리에 입각하여 소비자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 방법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던 거다. 그런데 이런 '전략십훈'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 미나미노 다다하루는 <행복한 어른이 되는 돈 사용 설명서>라는 책에서 '반전략십훈'을 제시했다.
  1. 물건은 최소한으로 사자
  2. 산 것은 가능한 한 오래 쓰자
  3. 필요없는 것은 사지 말자
  4. 계절에 맞는 생활을 하자
  5. 선물을 하지 말자(원하지 않는 물건을 주고받는 것일지도 모른다)
  6. 단품으로 사자(묶어서 파는 상품은 불필요한 것까지 사게 된다)
  7. 충동적으로 사지 말자
  8. 무작정 유행을 따르고 싶은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9. 사기 전에 먼저 한 번 더 생각하자
  10. 침착하자!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다시 확인하자
다 일리있는 말이다. 하지만 '반전략십훈'을 위해 굳이 10가지 항목을 모두 반대되는 표현으로 만들 필요없이 1번과 2번의 내용인 물건을 최소한으로 사고 산 것은 가능한 오래 쓰자는 것만으로도 미나미노 다다하루의 주장을 이해하는데는 충분하다.

'전략십훈'을 보고 있자니 당근마켓에 왜 그렇게 많은 물건이 매일같이 쏟아지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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