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의 '시' - 아네스의 노래

제63회 칸영화제 각본상, 제47회 대종상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인 이창동 감독의 '시'를 보았다. 돌아가신 울 아버지와 같은 연배이신 윤정희씨의 연기가 아주 인상적이다.

손주와 배드민턴을 치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난 경찰에 손주가 연행되는데도 눈하나 깜짝 안하고 경찰과 배드민턴 치는 장면이 첨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 글이 도움이 되었다.

시를 쓰기로 마음 먹은 미자, 시상을 떠올리기 위해 세상의 밝고 고운 면만 보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시상이 떠오르지 않는다.

내 인생의 아름다웠던 순간을 표현하는 수강생들의 이야기는 2개만 빼고 모두 배우들의 실제 이야기였다고 한다.

저 표정은 연기인가? 실제인가?

그 2개 중 한개



<아네스의 노래>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랫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젠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 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을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에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 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랫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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