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돌려놔 주세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이므로 영화를 아직 안보신 분들은 주의를 요합니다.

 <사라진 시간>은 참으로 이상한 영화다. 우선!

갑자기 끝난다.

보통 영화는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혹은 기-승-전-결, 아무리 단순하게 봐줘도 서론-본론-결론으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결말, 결 혹은 결론이 없다. 그냥 갑자기 끝난다. 나중 이야기는 관객이 상상해야 한다. 열린 결말? 그런 거 아니다. 그냥, 그냥 끝난다. 그래서 혹자는 영화 제목이 '사라진 시간'이 아니라 '사라진 내 시간'이라고도 한다.

재밌다.

내가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다? 원래 나는 누구였나? 왜 나는 다른 사람이 나니라 나인가?에 대한 통찰을 일깨운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인생이 혹시 모두 허구였던 건 아닐까? 아니, 허구였으면 좋겠다 하는 분들이 보면 아주 재미있을 영화다.

송로주

주인공 형구는 수사를 목적으로 마을사람들을 모으지만 마을 어르신이 건네는 송로주를 퍼마시고 떡실신이 된다. 그리고 다음 날 사건이 벌어진다. 형구가 마신 송로주란 무엇인가? 송로주는 쌀과 관솔,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복령이 주재료라고 한다. 엊그제 산에서 잣나무 관손을 조금 가져왔는데 한번 빚어볼까?

인간의 숨은 욕망을 잘 드러냈다.

박봉의 월급, 킬리만자로 모텔, 넌 죽어야 돼! 다 돌려놔 주세요! 등등.. 영화 곳곳에서 등장인물의 숨은 욕망을 잘 드러냈다. 누구도 자신의 숨은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영화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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