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여성주의 활동가 김민지의 롤링페이퍼

경기일보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전 서울시 비서 A씨의 편지 3장을 공개했다. 2015년에 발령받고 4개월만에 박원순 시장 비서실로 배치되어 근무하던 A씨가 2020년 7월에 고소했다면 시장실 비서 시절 내내 성추행을 당했다는 건데... 비서실에서 근무하는 4년 동안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해왔다고 하는 여성이 자신을 성추행하는 사람에게 매년 저렇게 애틋한 내용의 편지를 쓸 수 있을까?

2016년 2월 25일 작성 작성

2017년 2월 15일 작성

2018년 5월 14일 작성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하여 사건 실체를 파악함에 있어 A씨의 증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저 편지들은 그 동안 성추행을 당해왔다고 하는 A씨의 주장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고작 1년에 한차례 저런 편지를 썼다는 것이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의 모순점이 될 수 없다는 활동가 김민지씨의 주장(제목도 '박원순 생일 편지'다, 고인에 대한 예의는 따로 거론하지 않겠다, 나도 같은 투의 제목을 쓰면 그만)은 자신의 어릴 적 경험을 너무 무리하게 대입하려는 안쓰러움이 묻어난다. 자신을 강간하려 했던 그 선배도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었다는... 인간관계가 그래서 복잡하다며 A씨가 저 편지를 억지로 썼을 거라는 말을 하고 싶은 모양인데 A씨가 억지로 롤링페이퍼 작성하듯 써야 했다면 저렇게 애정어린 감정이 뚝뚝 떨어지게 쓸 수 있었을까? 그것도 매년? 난 못할 것 같다.
공식적인 행사를 마치고 서로에게 롤링페이퍼를 쓰게 되면 준비하느라 고생했다고, 덕분에 재밌었다고 좋은 말들을 종이에 남겼다.

김민지씨, 그 선배에게 좋은 말을 남겼다는 그 롤링페이퍼 좀 보여주시라! A씨처럼 저렇게 애정이 뚝뚝 떨어져서 보는 이로 하여금 '아! 정말 김민지씨는 그 선배를 진심으로 존경하는구나' 하는 내용이라면 당신의 주장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진심을 담지 않아도 좋은 말을 얼마든지 한가득 쓸 수 있고, 진심이었대도 그 종이가 그 사람과 있던 모든 일을 설명해줄 수는 없다.



진심을 담지 않아도 좋은 말을 얼마든지 한가득 쓸 수 있다고? 당신과 당신이 속한 사람들이 하는 모든 여성주의 활동이 그러한가? 여성주의 활동가이면서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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