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걷기 딱 좋은 날씨네 : 제주올레 5코스

 파도가 안좋아 요즘은 쉬는 날마다 제주올레길을 다니고 있는 중이다. 엊그제 제주올레 5코스를 다녀왔는데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오며 가며 꽤 많은 사람들과 마주쳤다. 코로나19가 좀 잠잠해지긴 했어도 거의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물론 나도 내내 착용했다. 거의 초반이지만 제주올레길을 다니면서 몇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첫째, 모든 길이 다 그렇겠지만 똑같은 길은 하나도 없다.
둘째, 많은 것을 보려고 하기 보단 자세히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셋째, 제주도 돌담은 볼수록 신기하다.

낚시


노부부가 제주올레 5코스 시작점인 남원포구 내항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하염없이 찌만 바라본다. 아무리 살펴봐도 채집망이나 낚시상자가 안보인다. 물고기를 잡긴 잡는 건가 의아하다. 참다 못해 여쭤본다. '어르신, 뭐가 잡히나요?', 어르신이 대답한다. '아뇨, 안잡혀요'. 안잡히는데 왜 낚싯대를 드리우는지 재차 질문하려다가 그만 두었다. 노부부가 낚으려는 게 물고기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제주올레길을 다니다 보면 갯바위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노부부는 그들과는 달랐다. 장비도 단촐하고 그냥 낚싯대만 드리워도 마냥 즐거워 보였다. 나도 노년에는 저러고 싶다. 얼마 안남았다 ㅠㅠ

반건조 오징어


오징어 반쪽만 말린다는 말은 아니겠고. 멀리서부터 특유의 냄새로 알수 있는 반건조 오징어. 파리가 여기 저기 붙어 있어 청결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반건조 오징어. 근데 먹어 보면 끝내주는 맛. 2마리 1만원? 왜 이리 비싸? 했는데 인터넷에도 특대는 1마리에 5천원 가까이 하는구만. 인터넷이 조금 더 싸긴 하지만. 현지인들을 위해 이런 거 사줘야 하는데... 붙어 있는 파리 보고 '꽝, 다음 기회에'

큰엉






엉이란 바닷가나 절벽 등에 뚫린 바위그늘(언덕)을 일컫는 제주 방언이라는데 높이 15~20에 이르는 높은 기암 절벽의 엉을 큰엉이라 부를 만도 하다. 동쪽의 구럼비부터 서쪽의 황토개까지 약 2.2km까지 이어지는 큰엉 산책로는 올레길을 걷지 않는 이들도 많이 찾는 해안산책로이다. 이날도 제주올레 5코스를 도는 동안 마주친 대부분의 사람들을 여기서 만났다. 황토개를 빠져 나오며 안내판을 다시 보니 특이한 이름의 바위들이 꽤 있었다.(왜 못봤지?) 내가 발견한 건 호두암과 유두암. 이름만 봐도 딱~ 위 두번째 사진을 유심히 살펴 보시라~ 함께 걸으면 좋은 코스.

위미항 면카페




제주올레 다니면서 점심은 꼭 코스에 있는 어느 식당에서 먹기로 마음먹었다. 이번 5코스를 돌면서 점심을 해결한 곳은 바로 위미항 면카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면요리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밥이 없는 건 아니고. 참이슬에 가장 어울릴 만한 메뉴인 고기국수 주문. 손님이 꽤 있어서 한참을 기다렸다. 고기국수는 육수 맛이 좌우하는데 진한 고기 육수가 내 입맛에 맞았다. 양이 그리 많진 않았지만 소주 한병 비우는데 손색이 없었다.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드는 식당. 고기국수+참이슬=11,000원

위미리 고망물


도대체 얼마나 맑고 풍부한 물이 나왔길래 일제강점기에 소주를 생산했냐? '고망'은 구멍을 나타내는 제주도 방언이란다. 땅속 구멍에서 물이 솟아난다는 뜻이렸다. 한라산에서 발원하여 화산회토층이라는 천연 여과 과정을 거쳐 최고의 수질을 자랑한다니 제주삼다수가 바로 이것이로구나. 이런 물로 만든 소주가 어떤지 맛한번 보고 싶다.

넙빌레




넙빌레는 넓은 빌레, 빌레는 바위, 그러니까 넓은 바위를 말한다. 차디찬 용천수가 풍부하게 솟아 지역 주민들의 여름 피서지였다고 한다. 여자는 동쪽, 남자는 서쪽에서 노천욕을 즐겼다고 한다. 여기 또한 일제강점기 소주 원수로도 활용되었단다. 이 지역이 맑은 물이 많이 나오는구만.

흰꽃나도사프란


제주도에 와서 처음 본 꽃. '너만 사프란이냐? 나도 사프란이다'는 분홍색 꽃의 나도사프란.  그 중 분홍색이 아닌 흰꽃이 핀다고 해서 이 녀석은 '흰꽃나도사프란'. 알고 보니 이름이 참 재밌네. 남미가 원산지라 온난한 기후에서 잘 자라므로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아항~ 

제주올레 한줄 평 by 흰머리멧새

  • 1코스 : 말미오름과 알오름에서 바라보는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장관임. 종점인 광치기 해변에서 반나절 놀기 좋음(5시간 5분/15.5km)
  • 2코스 : 호젓한 구간이 많아 함께 걸으면 좋은 코스. 운이 좋으면 내수면에서 물총새를 만날 수 있음(5시간 41분/17.15km)
  • 3코스 : 코스가 길어 무척 지루하고 다리 아픈 코스, 오름이 있긴 하지만 조망이 별루이니 되도록이면 B코스 추천(6시간 22분/21.86km)
  • 4코스 : 코스가 길어 다소 지루하지만 바다 경치 실컷 구경하기 좋은 코스(5시간 22분/19.25km)
  • 5코스 : 큰엉산책로는 다음에 또 오고 싶은 구간, 동백나무 군락지는 겨울에 와야 동백꽃을 제대로 볼 수 있음.(3시간 54분/13.53km)
  • 8코스 : 약천사, 주상절리 구경 후 색달해변에서 쉬며 서퍼, 하이드로포일, 스킴보더 구경도 재미 쏠쏠, 운이 좋으면 예래생태공원에서 물총새를 만날 수 있음(5시간 17분/18.9km)
  • 9코스 : 산방산 조망이 일품인 월라봉 산행이 대부분이라 미끄러운 신발 조심, 같이 걸으면 좋은 코스(4시간 7분/7.6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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