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운 영화 - 구타유발자들(2006) A Bloody Aria

구타유발자들(2006) A Bloody Aria
코미디/스릴러 한국 2006.05.31 개봉 115분, 청소년관람불가
감독 원신연 주연 한석규, 이문식

살면서 여러 번 보게 되는 영화가 몇 있다. 나에겐 '구타유발자들'도 그렇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정말 오달수의 "동작그만" 외침과 함께 있는 힘껏 휘두르는 야구방망이에 뒷통수를 얻어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이 영화를 통해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구타유발자'는 원신연 감독, 한석규, 이문식, 오달수 출연의 블랙 코미디 영화다. 코미디 영화인데 잔혹하다. 욕도 리얼하게 나오고 사람이 저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연출이 기가 막히다. 그런데 흥행에는 실패했다. 의문이다. 정말 재미있는 영화지만 아쉬운 건 영화 스토리상 문재(한석규)가 가장 악질, 그러니까 악역 넘버 원으로 나와야 하는데 그 포스가 좀 떨어진다고나 할까? 누가 넘버쓰리래, 내가 넘버 투야~ 오히려 어릴적부터 문재(한석규)에게 당하고 살았던 봉연(이문식)의 연기가 훨씬 강렬하고 인상 깊었다. 졸라 맞으면서도 절대 웃음을 잃지 않는다. 맞는 거 보다 때리는 게 더 힘들지? 

이 영화에서는 등장인물들의 대화 속에 감독의 의도를 살짝 드러내거나 중요한 복선을 깔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다음과 같다.

신호등은 지키라고 있는 건데

영화 초반 서인정(차예련)을 태우고 드라이브하던 박영선(이병준)은 빨간 신호등을 무시하고 그냥 통과한다. 물론 이는 문재가 딱지를 끊으려고 일부러 신호를 조작한 거다. 이를 걱정하는 서인정은 신호등은 지키라고 있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데 이는 이후 박영선의 행동에 대한 중요한 복선이다.

너무 조용해서 사람이 죽어도 모르겠네요.

우리는 보통 한적한 시골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대개 순진하고 착할 거라는 통념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 통념을 무참히 깨버린다. 인적 드문 교외에선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포스터의 문구가 이 영화는 단순한 코미디 영화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나 몰라요, 이 아가씨

봉연(이문식)이 박영선에게 이 아가씨(서인정)를 아냐고 묻자 박영선은 순간을 모면할 (짧은) 생각으로 모른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봉연이 차 안에서 발견한 서인정의 출입증을 보여주며 왜 모르는 척 하냐고 윽박지른다. 여기에선 선악 구도가 아니라 악악 구도라 누구에게 감정이입을 해야 할지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하게 만든다.

문재-봉연-현재로 이어지는 폭력의 대물림 속에 저들의 이유없는 폭력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관객인 나는 매우 불편하고 어색하다. 그러나 흡인력이 매우 뛰어나서 정신없이 보다 보면 어느새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고 있다. 

야~ 한석규~ 거기서 뭐하고 있어? 일어나. 일어나서 커피 한잔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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