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밀리의 서재에서 처음으로 대여해서 읽은 책이다.





독서토론에서 선정된 첫번째 책인데 집 근처 도서관에 갔더니 언제부터인가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예약제로 운영을 하고 있었고 그마저도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 예약을 하더라도 퇴근 후 도저히 책을 빌릴 수 없어 밀리의 서재 1년치 구독을 하고 대여했다.





첫부분은 좀 지루했지만 독특한 문장으로 잔잔하게 물 흐르듯 써내려간 문장에 현혹되어 어느 새 다 읽어 버렸다.





어머니는 열심히 현실을 해결하고, 아버지는 열심히 비현실을 추구하는...





혹시 우리 아들들도 나를 바라보는 관점이 저러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약간 서글퍼졌다. 아니지, 서글퍼지지 않으려면 열심히 비현실을 추구할 수 밖에.





통로나 코너에 차 세우는 놈들 있지? 절대로 여기 대시면 안됩니다, 라고 얘기하지 마. 고객님, 이 자리에 대시면 차를 빼실 때 굉장히 불편하실지 모릅니다. 대시면, 빼실 때, 불편하실지... 무조건 <시>자를 넣어주며서 제가 좋은 자리로 <특별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라고 하는 거야. 그런 인간들은 오로지 자기 이익만 생각하거든. 그래도 차를 안 뺀다! 손님 이 자리는 코너가 좁아 다른 차가 긁고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저쪽 <안전한> 자리로 모시겠습니다, 라고 해. 자기가 손해 보는 건 죽어도 못 참는 인간들이니까. 그래도 안 뺀다! 손님 이곳은 일반고객들이 대는 곳입니다. 저쪽 <VIP> 코너로 모시겠습니다, 라고 하는 거야. 무식한 인간일수록 명예에 약한 거니까. 꽤나 드물지만 그래도 안 뺀다! 때리지 말고 날 불러, 알았지?





주차장 알바를 해 보지 않고 어떻게 저런 노하우가 생길 수 있을까 하고 경탄했다. 그리고... 주차장 알바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아주 잠깐 들었다.





성공한 인생이란 무엇일까? 적어도 변기에 앉아서 보낸 시간보다는, 사랑한 시간이 더 많은 인생이다. 적어도 인간이라면





이 책을 통털어 가장 와닿는 문장이다. 나는 꼭 성공을 위해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지만적어도 난 저렇게 살고 싶(있)다.





보잘것없는 여자일수록 가난한 남자를 무시하는 것도 같은 이유야. 안 그래도 불안해 죽겠는데 더더욱 불안해 견딜 수 없기 때문이지.





물론 부정할지도 모르지만 정말 저런 여자가 있다면 가난한 남자들의 항변만은 아니길 진심으로 이해해 주기 바란다.





인생이 힘든 것은 예습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나는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가끔, 아주 가끔씩 1년 전, 혹은 10년 전에 지금을 미리 예습했더라면, 하는 상상을 하곤 했었는데 생각해 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 모든 순간이 힘들던 때였다.





하지만...





중학교 다닐 적에 국민학생 때가 좋았는데, 라며 과거를 그리워했고 고등학교 시절엔 중딩 때가 좋았는데, 라며 마찬가지로 과거를 그리워 했다. 대학교 시절엔 고딩 때가 좋았으며 직장을 다닐 때는 학창시절이 좋았다. 결혼을 하고 나니 미혼 때가 좋았으며 애들이 생기고 나선 무자식 때가 좋았다. 그리고....





가만 생각해 보면, 내 인생은 줄곧 좋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한참 나중에 보면 지금도 꽤 좋은 시절로 추억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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