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정희진처럼 읽기



?정희진처럼 읽기 - 내 몸이 한 권의 책을 통과할 때
정희진 (지은이) | 교양인 | 2014-10-08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은 줄을 페이스북에 많이 올린 적도 없을 것이다.



왜 같이 살까 싶은, 죽음만이 그들을 갈라놓을 수 있을 것처럼 맹렬히 싸우는 커플도 있고 대화만으로 오르가슴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말을 섞는 것은 살을 섞는 것보다 훨씬 육체적인 행위이다.
<중략>
말이 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며 그런 이를 만나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드물게 '그 사람'을 만났다 해도 사랑과 제도는 상극이다. 이성애, 가족, 계급은 최고의 제도 권력으로서 진정한 사랑을 방해한다.


사람마다 인간관계 방식이 있다. 나는 깊고 짙고 부담스러운 만남을 원한다. 그러나 추구할 뿐 실현된 적은 별로 없다. 그런 관계로 살기엔 세상은 너무 바쁘고 나는 참을성이 없다.


며칠전 어떤 사람이 내게 물었다.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나는 주저 없이 "엄마."라고 대답했다. 그는 '답'이 아니라고 했다. "그럼, 나 자신?" "아니면 통찰을 주는 예술가?" 나는 계속 틀렸다. 답은 "지금 접촉하고 있는 사람."이다.




삶에 대적하는 화자의 태도. "남편의 속옷에 붙어 있던, 길고 윤기 나는 머리카락에 관하여 나는 한마디도 묻지 않았는데, 마지막 예절과 헤어짐의 모양새로서 잘한 일이지 싶다." 나는 이 문장을 넘기지 못하고 몹시 몸부림치고 몹시 몸서리쳤다. 나이 들어 영원히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들과 세월로 인해 잃고 얻을 모든 것들과 이렇게 관계 맺을 수 있기를 소원하면서.





인생은 언제나 바람인데.....
바람 불지 않는 날을 기대하지 말자. 조금씩 다른 바람에 대해 알고, 쓰고, 함께 바람 맞는다면 오늘 부는 바람도 견뎌지겠지. - <오늘 부는 바람>_김원일

책장을 다 덮고 생각했다. 이 책은 제목이 잘못되었어. 이 책 제목은 <정희진처럼 살기>가 더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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