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일탈(게일 루빈 선집)


일탈 - 게일 루빈 선집
게일 루빈 (지은이) | 임옥희 | 조혜영 | 신혜수 | 허윤 (옮긴이) | 현실문화 | 2015-09-18 | 원제 Deviations: A Gayle Rubin Reader (2011년)

게일 루빈의 <일탈 - 게일 루빈 선집>은 성 인류학의 선구자, 미시간 대학 교수 게일 루빈이 지난 40년간 써온 주요 논문들을 엮은 선집이자 유일한 단독 저서이다.

작년 독서토론 때 <불편해도 괜찮아>를 접한 이후 성소수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책들을 찾아 읽다가 이런 보석같은 책을 만나게 되었다.

게일 루빈은 이름(Gayle Rubin)으로 보나 외모로 보나 남성이 아닌가 싶지만 레즈비언이다. 900쪽이 넘는 <일탈>을 읽기 위해서는 몇가지 선행개념이 있어야 한다.

본문에 자주 나오는 퀴어(queer)는 본래 "이상한", "색다른" 등을 나타내는 단어였지만, 현재는 성소수자 (레즈비언 · 게이 ·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를 포괄하는 단어로 사용한다. LGBT는 성소수자 중 레즈비언(Lesbian, 은어로 다이크(dyke)라고 부르기도 한다),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성전환자(Transgender)를 합쳐서 부르는 단어이다. 책 앞부분에 팔루스 만능열쇠(phallus ex machina)라는 말이 나오는데 팔루스는 발기된 남근을 뜻하고 엑스 마키나는 기계 장치로부터 온 신이라는 deus ex machina의 일부 구절로 문학 작품에서 결말을 짓거나 갈등을 풀기 위해 뜬금없는 사건을 일으키는 장치를 말한다.

성소수자들은 각각 탑(Top)과 바텀(Bottom), 부치(Butch)와 펨(Femme) 등으로 각자의 성정체성을 표현하는 말을 사용한다.
특히 BDSM은 인간의 성적 기호 중에서 기학적 성향을 통틀어서 말하는 것으로 B: bondage (본디지), D: discipline (디스프린), S: sadism (사디즘), M: masochism (마조히즘)의 두문자이다.
이 책에는 성소수자들의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미 1950년대에 발표된 킨제이 보고서에서는 킨제이 등급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이성애자, 동성애자 구분을 명확히 하지 않고 인간의 성적 지향성이 연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도 일독을 권한다. 이 책에서 문화는 나라마다 다르긴 해도 더 우월하거나 열등하고 야만적인 문화는 없다고 단언한다. 바로 성소수자 문화도 그런 맥락에서 봐야한다는 것이다.

게일 루빈은 "성에 관한 호기심을 체계적으로 제약함으로써 성적인 무지 상태가 유지된다. 그리고 사람들이 무식하면 조종하기 쉬워진다."고 했다. 우리가 무지 상태를 유지하지 않으려면 혐오를 버리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데는 영화만큼 좋은 것이 없다. 성소수자를 다룬 영화로는 이송희일의 <후회하지 않아>, 김조광수의 <소년, 소년을 만나다>, <친구사이?>,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이안의 <브로크백 마운틴> 등이 있다.

"성소소수자로서의 생활은 흔적을 거의 남기지 않는 멋진 분출의 예들로 가득차 있다... 이들의 역사 전승 보호에 실패한 사람들은 결국 그것을 소실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게일루빈의 LGBT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나라의 상황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 분들은 한국 LGBT 인권현황를 참조하면 좋을 듯 하다. 첫페이지에서 5.38MB의 pdf 형태로 '한국 LGBT 인권현황 2014년 연간보고서'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읽다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며 아직 우리나라는 멀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성소수자들이 지금도 이 땅에서 상상 이상으로 어렵게 살아 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한국에서는 근래 몇 년 사이에 기독교 보수 세력이 성 소수자에 대한 공격을 전면화하고 있으며, 그만큼 성소수자 운동의 역량과 활동 역시 늘어가고 잇다. 기독교 보수 세력은 좌파, 빨갱이에 이어 공공연히 성소수자를 자신들의 적대 세력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인적, 경제적, 정치적 지원을 바탕으로 세력을 점점 더 조직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독교 세력은 2014년 성소수자 차별금지조항을 포함한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 직전에 박원순 시장을 압박해서 전면 철회시킨 바 있다. - 본문 발췌

그들은 외친다. 시민인권헌장 제정에서 삭제되어야 할 것은 그들이 아니라 '혐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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