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헌법의 풍경



헌법의 풍경 -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 개정증보판
김두식 (지은이) | 교양인 | 2011-12-20


지난 몇 년간 허울뿐인 ‘법치’의 이름으로 오히려 과거 20~30년 전으로 후퇴해버린 한국 사회의 암울한 법적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것으로 포문을 연다는 책 머리의 말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감이 온다. 물론 법 이야기지만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나같은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쉬운 글로 쓰려는 배려가 엿보인다.

자기 종교의 자유를 지키려고 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다른 사람의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지켜주는 데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자기 사상의 자유를 지키려는 공산주의자라면 기독교인들의 종교를 지켜주는 데 남보다 더 열심일 수 있어야 합니다. 음란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예를 들어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가 출판되었다고 칩시다. 기독교인들은 그 작품에 대해 청소년의 영혼을 좀먹는 쓰레기 같은 책이라며 구입 거부 운동을 벌일 수 있습니다. 서점 앞에서 ˝기독교인이라면 <즐거운 사라> 같은 쓰레기를 파는 이런 서점에서 절대로 책을 구입해서는 안됩니다.˝ 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보이콧을 선동하는 시위를 벌여도 좋습니다. 이것도 역시 표현의 자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가 공권력이 <즐거운 사라>의 저자 마광수를 붙잡아가려고 할 때에는, 마광수와 어깨를 겯고 함께 싸울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는 기독교 서적이 청소년들의 이성을 마비시킨다는 명분으로 판매 금지되고 저자가 붙잡혀간다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는 반드시 필요한 태도입니다. 종교의 자유, 양심의 자유, 사상의 자유가 일종의 형제 관계이듯, 그 우산 아래 보호를 받는 우리 `이상한 사람들`도 헌법 아래에서는 일종의 형제이기 때문입니다.


김두식의 책이 좋은 이유는 책을 읽다 보면 줄줄이 사탕처럼 읽고 싶은 책이나 보고 싶은 영화가 생긴다는 거다. 뭐 꼭 내가 책에 언급된 <즐거운 사라>나 <감각의 제국>을 보려고 이 말을 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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