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둘레길 1코스(주천-운봉) 탐방기

어린이날을 맞아 온 가족이 지리산둘레길 1코스(주천-운봉 14.3km)를 탐방하였습니다. 탐방 중 마눌님이 체력 저하를 호소하여 비록 완주는 못했지만 온 가족이 아주 뜻깊은 경험을 같이 하고 돌아왔습니다.
당일치기로 다녀오면 너무 피곤할 것 같다는 마눌님 의견에 전날(5월 4일) 7시경 출발하여 망향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밤 11시가 못되어 주천면사무소에 도착하였지만 인근 모텔이 모두 투숙이 완료된 상태였고 찜질방도 거의 발디딜 틈도 없어 순창으로 이동하여 숙박할 곳을 알아봤지만 역시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거기도 남원과 별반 차이없이 모든 모텔이 빈방이 없었습니다. 결국 차 안에서 자기로 하고 새벽 두시가 다되어 주천면사무소에서 주차한 차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그러나 밤이 되자 기온이 뚝 떨어져 잠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늦더라도 찜질방을 가서 몸을 좀 누여야겠다는 생각에 아까 들렀던 남원한증원에 가서 몸을 뉘였습니다. 역시 발디딜 틈도 없어서 우리 네 식구는 모두 뿔뿔이 흩어져 자야만 했습니다. 연휴에는 어디 나다니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근처 모텔을 뒤지던 중 '도령산장'이란 곳을 찾아가는데 들어가는 길이 외진 산길처럼 나와서 좀 으스스하다 했는데 도착한 도령산장 건물에는 모든 불이 모두 꺼진 채 덩그러니 있는 게 아니겠어요. 마눌님이 그걸 보고 경악을 하며 빨리 빠져 나가자고 울먹이는 거에요. 무슨 귀신이 나올 것 같다면서요. 그래 서둘러 나오는데 굴다리 밑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있는 동네 청년들마저 무서워 보이지 뭐에요. 영화 '구타유발자'에 나오는 그런 거 있잖아요. 아유 끔찍해.


지리산둘레길 1코스는 거의 산행과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로 체력이 약한 분들은 역주행(운봉-주천)을 추천합니다. 주천에서 초반 4km 구룡치까지는 거의 산행을 연상케하는 오르막입니다. 땀이 등을 적셔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중간 높이의 산 하나 넘는 듯한 느낌의 오르막을 각오하셔야 합니다. 그 이후로는 산 능선을 타는 것처럼 양쪽으로 펼쳐진 상쾌한 경관으로 아주 즐거운 트레킹을 할 수 있습니다.

휴일이라 주천면사무소에 주차를 하고 1코스 시작점으로 이동했습니다. 주천면사무소 1층은 무슨 공사를 하는지 뚝딱거리더군요.

주천농협을 거쳐 주천파출소를 지나면 지리산둘레길 1코스 시작점이 나옵니다. 이 표지판 건너편에 대형 주차장이 있더군요. 괜히 주천면사무소에 차를 댔나 싶었는데 나중에 버스 타고 돌아오니 주천면사무소가 더 낫더군요.

갈림길에는 위와 같이 지리산둘레길 표지판이 서 있습니다. 빨간색 화살표가 정방향이고 검은색 화살표가 역방향입니다. 그런데 갈림길 간간히 표지가 없어 좀 헤매기도 하는 등 표지판이 좀 부족해 보였습니다.

원천천을 건너기 위해 돌다리를 놓았는데 건너는 재미가 있습니다.

마을 초입에 걸린 반사경에 비친 우리 모습을 찍어봅니다.

와등삼거리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나온 조그만 저수지입니다. 농경용으로 만든 것 같습니다.

산으로 난 오솔길이 참 정겹습니다.

산능성이에 벤치를 놓아 쉬어가게 했습니다.

마눌님은 연신 땅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주워담습니다. 산에서까지 담배를 잠시 참는 것이 힘드신 분들은 아예 오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봄이라 그런지 여러 꽃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흔히 보기 어려운 방울꽃을 여기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직 만개되지 않아서 수줍어 보이네요.

일부 둘레길 구간은 저렇게 길을 내어 이동하기 좋게 해 놓았습니다.

기나긴 오르막에 그냥 막 아무대나 앉아서 쉬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 올라오니 출발했던 마을이 저 멀리 발 아래 펼쳐져 있습니다. 이 맛에 산행을 하나 봅니다.

간혹 무릎을 완전히 굽히고 올라야 하는 급한 오르막도 있습니다.

산 전체에 소나무가 많아 솔향이 그윽하고 솔잎을 밟으며 걷는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는 것이 마치 우리네 인생갔습니다.

차도를 이용하는 구간도 있는데 오히려 흙땅이 더 좋다는 건 이런 딱딱한 땅을 밟을 때 더 절실하나 봅니다.

봄이라 그런지 모내기를 끝낸 곳도 있고 모내기를 하지 않은 곳도 있고, 농사일에 대해 저절로 관심이 갑니다.

늘 잘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눌님. 힘들어도 둘레길 같이 해주어 고맙소.

1코스 마지막 쉽터에서 파전(4천원)에 컵라면(2천원)으로 간단히 요기합니다.

녀석들은 소망탑에 돌을 얹으며 무엇을 빌었을까요?

운봉까지 가는 걸 포기하고 덕산마을에서 버스를 타기로 합니다.

건너편에 선 버스가 우리보고 어디가냐고 해서 주천간다니까 타랍니다. 알고 보니 이 버스가 운봉을 거쳐 주천으로 가는 버스였습니다. 작은 녀석이 주위를 살피지 않고 길을 건너다 차에 치일 뻔 해서 버스에 탄 후 엄마에게 꾸중을 듣는 장면입니다.
이번 지리산둘레길 1코스를 탐방하며 느낀 점


  1. 연휴엔 그냥 집에 있는 게 속편하다.

  2. 지리산 근처 숙박업소는 휴일엔 숙박이 불가능하다.

  3. 블로거들의 후기는 편차가 심하다.

  4. 어린이와 엄마들이 있으면 시간당 도보 거리는 2km를 기준으로 하면 거의 맞다.

  5. 힘들어도 가족과 함께 하면 추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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