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아이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스마트하지 않은 사람들

약정기간이 끝나기가 무섭게 새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사람들, 일부러 스마트폰을 고장내고 수리비가 더 많이 나오니 차라리 새것으로 바꿔달라고 부모에게 떼쓰는 학생들, 새로 나온 게임이 잘 안돌아간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오늘도 옆집보다 무조건 5만원 싸다고 광고하는 휴대폰 대리점을 기웃거린다.

위키백과에 보면?스마트폰이 아래와 같이 정의되어 있다.

스마트폰(smartphone)은 PC와 같은 기능과 더불어 고급 기능을 제공하는 휴대 전화이다. 영어 낱말 스마트폰의 본 뜻이 "똑똑한 전화"인 만큼, 국립국어원에서는 다듬은 말로 "똑똑(손)전화"를 채택하여 사용을 권하고 있다. - 이하 중략 -


똑똑한 전화라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사람도 스마트해지는 걸까? 궂이 이런 기사를 접하지 않더라도 스마트폰은 이제 더 이상 위키백과에서 말한 스마트폰이 아니다. 우린 이제 뚜렷한 용건이 없어도 홈버튼을 누르기 일쑤가 되어버렸다. 쓸데 없이 스마트폰 여는 시간을 모으면 하루에 얼마나 될까. 그 시간에 만약 책을 본다면? 한 달에 몇권?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승객들을 보고 있으면 하나같이 모두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있다. 메시지를 작성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하거나, 쇼핑을 하거나, 영화를 보고 있다. 책을 보는 사람은 정말 찾기 힘들다.
사진출처 :?http://blog.daum.net/ikhyuk/7352828
저런 모습을 보면(물론 저 안에 나 있다) 스마트폰이 나를 스마트(smart)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스마트폰 제작사와 판매사만 스마트해지게 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은 카카오톡, 라인 등과 같은?무료 단문서비스란다. 인터넷, 게임, 문자메시지, SNS, 쇼핑, 인터넷뱅킹 등이 뒤를 이었다.
스마트폰의 단문서비스는 거의 실시간으로 생각(텍스트)을 주고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생각의 폭과 깊이가 줄어들 수(=위험이) 있다. 예전(피쳐폰 시절)엔 문자 한통을 보내려고 해도 많은 생각과 정리가 필요했다. 33원 문자 한통에 80자(한글기준) 이내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주요 키워드와 논리정연한 문구를 쥐어 짜야 했다.(전보?) 하지만 지금 카카오톡을 날리는 당신의 모습은 어떠한가?
요즈음 사람들은 궁금한 것이 있으면 거의 반사적으로 스마트폰을 열고 검색한다. 네이버의 지식인(이미 광고인으로 전락한지 오래된)에 나온 답변을 거의 정답으로 맹신한다. 관련 서적이나 참고자료를 폭넓게 검색하는 능력이 퇴화되고 있다.
거의 하루 종일 들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다른 사람과 놀 줄을 모른다. 캠핑장만 가 봐도 어른들은 화롯대 주위로 술판을 벌이고 있고 애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각자 스마트폰, 혹은 엄마 아빠 스마트폰으로 게임에 열중이다. 어쩌다 브루마블을 가져가도 귀퉁이에 쳐박히기 일쑤다. 옹기종기 모여 주사위를 던지는 대신 녀석들은 '모두의 마블'의 랭킹 올리느라 정신이 없다.
애인과 데이트하며 근사한 저녁을 먹으러 레스토랑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주문한 맛있는 요리가 나와서 포크와 나이프를 들려는 순간, 애인이 '잠깐' 하며 인증샷을 찍는단다. 입안에 고인 침이 꿀꺽 넘어가는 소리가 들릴까봐 부끄럽다.(배고파 죽겠는데) 찍은 사진은 카페트(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트위터)에 올려진다. 물론 포샵이 더해져서 군침 돌게 만드는 요리 사진이 업로드가 끝날 때가지 기다려야 한다. 사람이 먼저인지 음식이 먼저인지, 사진이 먼저인지 SNS가 먼저인지 무척 헷갈리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3년 넘게 써오던 아이폰을 피쳐폰으로 바꾼다. 스마트폰 들여다 볼 시간에 책 한자 더 보고, 옆사람과 말 한마디 더 하고, 길 옆에 핀 이름모를 꽃 한 번 더 쳐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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