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여름 휴가 제주도 여행기

지난 주 온 가족이 제주도로 4박 5일 동안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여름 휴가지로 동해, 영월 등의 관광지 몇을 두고 어디가 좋을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더랬다. 일년에 한 번밖에 없는 여름 휴가를 아이들과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리산종주, 지리산둘레길 탐방 등을 고려하다가 아이들 의견과 함께 이번 여름에는 제주도에서 캠핑을 한번 해보자 하고 온가족이 제주도로 마음을 모았다. 무더운 여름, 게다가 초극성수기에 제주도로 가는 여행을 주위 많은 분들이 적극 만류했다. 캠핑을 하려면 차량과 함께 많은 장비를 가지고 가야 해서 차량 선적이 필수인데 여름 성수기에 배편 구하는 것이 그리 녹녹치 않았다. 그러나 우리 위대하신 마눌님께서 놀라운 정보검색능력을 발휘하여 이런 주위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씨월드고속훼리라는 곳에서?내륙에서 제주도로 가는 배편과 오는 왕복 배편을 예약하시었다. 물론 차량 선적까지 빼놓지 않으시고.
제주도 하면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아 여행일정 짜기가 만만찮은데 이번 제주도 여행은 볼거리는 뒤로 하고 무조건 해수욕+캠핑이었으니 그 뜨겁지만 재미났던 여행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첫째날 - 출항



7월 말은 휴가철 중에 극성수기로 고속도로가 막힐 것으로 예상해서 오후 두시 사십분 해남 우수영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기 위해 아침 일찍 출발했다. 다행히 내려 가는 서해안고속도로는 한산하여 부여백제휴게소,?군산휴게소,?고인돌휴게소 등 세 차례 휴식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수영터미널에 12시 남짓한 시각에 도착했다.
임진왜란 당시 13척의 배로 일본 수군 133척을 무찔렀던 이순신 장군의 명랑해전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는 우수영관광지(일명 명랑대첩공원)를 둘러보며 울돌목의 빠른 물살을 실감했다. 하지만 32도를 육박하는 뜨거운 날씨에 온가족이 힘들어 해서 서둘러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다.
우수영터미널과 우수영관광지 사이에 있는 임하기사식당이란 곳에서 점심 먹었다. 지역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듯 한데 식당에 들어가면 별도로 주문할 필요없이 인원수에 맞게 밥이 나왔다. 반찬은 20여가지가 나오는데 깔끔한 게 먹을만 했다.

70대의 차량을 실을 수 있는 삼천톤급 로얄스타호에 차량을 선적하고 승선했다. 우등석을 예매해서 아주 편안한 좌석에서 잠깐 눈도 붙였다. 차량을 선적할 때 먼저 넣은 차를 먼저 뺄 수 있다는 말을 어디서 들었다며 일직 선적하라는 마눌님의 말씀에 거의 맨처음 차를 넣었지만 실제로는 먼저 넣은 차량은 가장 늦게 빠졌다. 괜히 일찍 넣었어~
3시간 30분 정도 걸린?오후 6시쯤 제주항에 입항했다, 차를 뺄 때에는 운전자만 화물칸의 차량으로 가서 차량을 빼고 나머지 가족들은 터미널로 하선했다. 주차장으로 이동하여 가족을 태우고 제주도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이동했다.
쉼터라는 곳에서 쉬고 있던 친구와 저녁을 먹고 저녁 늦게 나온 우리 가족은 이호테우해변에 노스피크 스마트5골드 텐트를 치고 1박했다. 이호테우해변의 샤워시설은 야간에는 폐장하여 사용할 수 없었고 근처 작은 수도물만 이용할 수 있어서 샤워를 할 수 없었다. 아 끈적~ 이호테우해변은 술먹고 놀기엔 좋을지 모르나 해수욕 후 씻는 것은 좀 불편해 보였다. 그러나 인근 매점에서 캔맥주를 1,700원에 살 수 있었다. 대박이다. 해수욕장에서 거의 정가로 파는 캔맥주가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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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 협재의 에메랄드 바다



이호테우해변의 캠핑 1박이 그리 썩 편안하지 않았던지 나머지 캠핑을 위해 마눌님께서 놀라운 검색능력을 또다시 한번 발휘하여 협재해변 근처 동굴돌담길캠핑장이란 곳을 찾아 방문했다. 적어도 20개 정도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는 넓은 터인데도 시끄러운게 싫다며 최소 사이트만 운영하고 있다는 사장님의 캠핑장 소개를 듣고 보니 너무 맘에 들었다. 9개 중 가장 큰 사이트를 제외하고 1박에 2만5천원(전기포함), 그러나 9개밖에 없는 사이트 모두 예약 완료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발길을 돌리려던 차, 지금 이용중인 한 팀이 나머지 일정을 취소해서 자리가 하나 남게 되었는데 그 사이트 다음 예약자 때문에 3박 중 두번 자리를 옮겨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데 그래도 사용하겠냐는 제안에 마눌님과 상의 후 이용을 결정했다. 텐트 옮기는 게 불편하긴 하지만 아늑하고 조용한 것이 아내 마음에 쏙 들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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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와 타프 설치 후 간단히 아침을 먹고 이번 제주도 여행의 백미, 협재해수욕장으로 이동했다. 준비해간 고무보트에 몸을 싣고 하루 종일 파도타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사진으로만 봐왔던 협재의 에메랄드빛 바다는 정말 환상 그 자체였다. 점심으로 근처 중국집에서 냉면, 자장면 등을 먹으려 했으나 카드가 안된다고 하여 근처 카드가 되는 곳에서 치킨과 컵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캔맥주 가격은 3,000원.


셋째날 - 제주도 유람



전날의 협재 해수욕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제주도를 유람하기로 했다, 먼저 신비의 도로는 알려진 바와 달리 그닥 볼거리는 신통치 않았다. 오르막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내리막인 곳은 신기하긴 했지만 그런 곳이 제주도 신비의 도로 말고도 전국적으로 많다고 한다.

작년 애들과 먹었던 황금룡빅버거 이야기를 들은 마눌님께서 꼭 잡숫고 싶어하셔서 모시고 갔다. 크기에 비해 맛은 별로라는 내 의견에 한 입 먹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크기만에 놀라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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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등재된 만장굴에 들어가니 바깥 세상의 한 여름 찌는 더위가 무색해졌다. 나중엔 마눌님과 두 아들은 준비해간 윈드자켓을 꺼내 입었다. 용암동굴 만장굴은 영월 고씨 동굴과 같이 석회동굴이 아니라서 다양한 석순, 종유석, 석주 등의 볼거리는 거의 없었다. 만장굴의 대표적인 볼거리라고 하는 거북바위도 별로 내 눈길을 끌지 못했다. 그냥 아주 시원했다는 느낌으로 만족한다. 만장굴 구경 내내 새끼발가락이 아프다고 하는 마눌님을 위해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수공예 신발을 만들어 드렸다.

씨월드고속훼리에서 배편을 예약하면서 받은 트릭아이미술관 2인 무료 입장권을 이용하여 트릭아이미술관 방문했다, 애들은 이리 저리 사진을 찍어 대며 무척 좋아했다. 이런 시각착각 미술관 등은 사진을 찍고 봐야만 실감할 수 있는 다양한 배경 사진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다.

넷째날 - 화순금모래해변 담수욕장



동굴돌담길캠핑장 다음 사이트 예약자를 위해 텐트를 이동했다, 사장님의 배려로 예약 변경하여?동굴돌담길캠핑장에서 가장 큰 사이트로 옮겼고 원래 3만5천원인데 그냥 다른 사이트와 같은 이용료인 2만5천원에 해 주셨다. 재미있는 건 여기 사장님이 캠퍼가 오면 텐트, 타프 치는 것을 거의 자기 일처럼 도와 주신다. 전동드릴을 들고 다니며 데크에 피스로 스트링을 고정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군데 군데 고정형 링을 이용하면 카라비나 같은 것으로 걸어 사용하면 저렇게 힘들게 고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너무 고생하시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름 그렇게 도와주시는 것을 뿌듯하게 여기시는 것 같아 스트링 고정이 내 맘에 썩 들지 않아도 내색할 수 없었다. 타프 그늘이 마음에 들지 않아 사장님 다른 곳에 계실 때 스트링 모두 살짝 뽑아서 다른 곳으로 설치했다. 나중에 보시곤 실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화순금모래해변으로 이동하는 중에 자동차 박물관을 들렀다. 실제 크기와 모양을 한 다양한 자동차를 실컷 구경할 수 있는데 관람 코스 마지막 기념품 코너가 압권이었다. 기념품 코너 크기도 크기지만 모형 자동차, 액세서리 등 뭐 하나만 사달라는 떼쓰는 아이들과 실랑이 벌이는 부모가 한 둘이 아니었다. 17만원이나 하는 페라리펜을 사는 사람도 있을까 궁금했다.

화순금모래해변 근처 길거리 허름해 보이는 송도식당이란 곳에 들러 고기국수와 열무국수를 시켜 먹었다. 고기국수라는 걸 처음 먹어봤는데 시원한 육수 국물이 좋았다, 역시 제주도에서 뭐 사먹을 때는 허름한 집에 들러야 한다는 걸 실감했다. 쉰다리라는 시큼한 음료수도 맛보라고 주셨는데 애들은 냄새를 맡아보고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 쉰다리라는 이름의 쉰이 50이 아님을 먹고 나서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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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금모래해변에 도착하니 이름이 왜 금모래해변인지 저절로 알게 되었다. 해변의 모래빛이 햇빛에 반사되니 저말 금색으로 보였다. 일반 모래보다 조개껍데기 부서진 것이 훨씬 많아서 그렇게 된 것 같다. 협재해변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보트, 보드, 해상자전거 등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거리가 많았다. 근처 바위에 올라가면 바닷물이 미처 빠지지 않은 곳이 있는데 여기 숨어 있는 게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녀석들이 큰 것 몇 마리를 잡았는데 집게가 커서 그런지 물리니까 아프다고 소리를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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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금모래해변이 유명한 건 사실 해변 옆에 담수욕장이 있어서다. 약 30미터 규모의 야외 풀장을 운영하는데 풀에 이용되는 물이 수도물이 아니라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용천수라고 한다. 물의 양도 많고 수온이 무척 낮아서 근처 그늘막을 이용하여 발을 담그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가족도 돌테이블 하나 2만원에 빌렸다. 다른 분들처럼 먹을 것을 하나도 준비하지 못해 음료수 몇개 사와서 먹고 있으니 초라해 보였는지 옆 테일블에 놀러 오신 제주도민 가족들이 수박을 잘라 주셨다. 제주도 인심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하루종일 이용이 가능한데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더위가 절로 물러났다. 물이 얼마나 찬지 몇분 못참고 발을 빼기 일쑤였다. 에메랄드빛 바다는 좋은데 땡볕에 쉬는 것이 좀 아쉬운?협재해변과는 달리 애들 짠물이 아닌 담수로 수영하고 어른들은 발 담그고 준비한 먹을 거리 먹으며 더위를 식히는 금모래해변이 훨씬 더 나은 것 같다. 마눌님도 다음에 제주도 오면 여기 꼭 들르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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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돌담길캠핑장으로 복귀하면서 안거리밖거리라는 음식점으로 가서 옥돔정식으로 저녁을 먹었다. 4인분을 시키니까 옥돔이 두마리가 튀겨져 나왔는데 맛이 일품이었다. 다른 반찬도 다 깔끔하고 일단 가격이 너무 착하다.


다섯째날 - 출항



동굴돌담길캠핑장에서 모든 짐을 정리하고 생각하는 정원에 들러서 정원을 구경하고 그 안에 있는 웰빙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여기는 뭐랄까 아주 부자의 정원을 돈주고 구경한 느낀? 그리고 웰빙식당은 위생이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물컵에 묻은 고춧가루며 이물질이 불쾌해서 점원에게 이야기하자 아이스티 두 잔을 갖다주며 죄송해했다.

곽지과물해변에서는 브로콜리 축제를 한창 하고 있었는데 시식코너를 돌며?커피, 삼겹살 등을 맛보았다.
다락쉼터에 잠깐 들러 멋진 바다를 배경으로 가족사진을 처음으로 찍었다. 큰 아들이 구도 잡고 타이머를 눌렀다.
용두암을 거쳐 씨스타크루즈호에 차량을?선적하고 승선했다. 씨스타크루즈호는 차량을 520대나 실을 수 있는 24천톤급 크루즈다. 제주도 올 때와 달리 일반실을 이용했는데, 음 정말 돈이 여유가 없지 않는 이상 일반실은 비추다. 마치 군대 내부반 처럼 생긴 곳에 50~60명 정도가 함께 지낸다. 우리 옆자리에 많은 식구들 거느린 두 가족이 자리 실랑이를 벌였는데 결국 한 가족이 로비쪽으로 장판 펴고 앉았다고 한다. 다음에 이 씨스타크루즈를 이용할 때는 매트나 장판을 준비하는 센스가 필요할 것 같다.
씨스타크루즈호는 규모가 커서 그런지 선내에서 행사 및 이벤트도 많이 하고 목포항에 들어가기 전에 불꽃놀이도 하고 재미있었다. 선내에서 파는 맥주도 편의점 가격 그대로 팔았다. 씨스타크루즈호에서 내릴 때는 모든 가족이 모두 화물칸으로 이동하여 차량에 탑승하여 차를 빼는 것이?로얄스타호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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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여름휴가로 다녀온 이번 제주도 여행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5억 내고 영주권을 얻은 중국인들로 제주도 어딜 가든 중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도로표지판도 여기랑 다르다.

  • 도로 공사하는 구간이 너무 많다. 야간 도로 주행에 주의가 필요하다. 네비게이션에 없는 도로가 많다.

  • 더운 여름엔 제주도 여행 정말 비추다. 이동도 힘들고 관람도 힘들다.

  • 협재의 에메랄드 바다는 한번쯤 가봐야 할 곳이고, 화순금모래해변은 다음에 또 가고 싶은 곳이다.

  • 역시 캠핑을 하면 숙박비를 상당히 절약할 수 있다.

  • 안전한 야간 운전을 위해서는 유료 아이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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