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에 당신을 두신 신에게 감사합니다
간혹 내가 싫어집니다. 못생기고 힘 없고 아무런 재주도 없는 내가 밉습니다. 희망으로 가득 찬 사람들, 용모가 수려한 사람들, 권세 부리는 사람들 옆에서 나는 너무나 작고 미미한 존재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주저앉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러나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 내 부족함을 채워주는 사람― 당신의 사랑이 쓰러지는 나를 일으킵니다. 내게 겸손, 용기, 위로, 소망을 주는 당신. 내가 나를 버려도 나를 포기하지 않는 당신. 내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았는지, 나는 정말 당신과 함께할 자격이 없는데, 내 옆에 당신을 두신 신에게 감사합니다. 나를 사랑하는 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 , 그것이 내 삶의 가장 커다란 힘입니다. 당신이 존재하는 내 운명, 제왕과도 바꾸지 아니합니다. - 장영희의《생일》중에서 - 아이들 보라고 사무실 문에 붙여 놓은 시다. 생일 -?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비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