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교재를 채점하며






아이들 수학 가르치러 지역아동센터에 나가면 가끔 밀린 아이들 교재를 채점하는 날도 있습니다. 아이들 교재를 하나 하나 넘겨가며 채점을 하다 보면 여러가지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지역아동센터에 오는 아이들은 방과 후 갈 곳 없는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집에 가도 아무도 없고 친구들은 모두 학원에 가버리는 바람에 학교 운동장 말고는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이지요. 대게 학교 성적도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아이들 학습향상을 위해 교재를 준비하여 아이들에게 풀게 합니다. 교재 살돈도 부족하고 누가 옆에서 지도해 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한테는 참 좋은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지역아동센터에서 문제집을 쥐어 주며 풀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하루 종일(아이들 표현에 따르면) 공부하고 왔는데 여기(지역아동센터를 이름)서도 또 문제를 풀게 한다고 말이죠. 공부도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해야 효과가 있고 성적도 오르는 법인데 억지로 하다 보니 틀린 문제 다시 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나중에 똑같은 문제 풀어도 또 틀린다는 이야기죠. 이런 생각이 들면 안되지만 지역아동센터에서는 효과없는 저런 문제집 풀릴 시간에 차라리 놀이를 하는 건 어떨까 생각도 해 봅니다. 그냥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아이들의 숨은 능력을 찾아내어 발굴할 수 있는 놀이 말이죠. 놀이치료사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저 녀석은 과연 무엇일 될까 하는 아이들 마저도 누구나 한가지 이상의 장점이나 특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을 뿐입니다. 그렇게 높이려고 하는 성적이란 건 학교에서 아이들의 수준을 재는 척도이지 그 아이의 모든 것을 측정할 수는 없습니다. 지역아동센터의 설립 목적을 되새겨 볼 때, 아이의 성적 향상보다는 아이의 특기와 적성을 살려 그림이면 그림, 춤, 악기연주, 글짓기 등의 자기 계발 시간을 배치하면 아이들이 저렇게 하기 싫어 억지로 하는 안쓰러운 상황은 안생길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아이들과 인형극 보러 갔을 때 인형극 도중 연기자들이 사물놀이할 때 지역아동센터에서 손꼽히는 말썽꾸러기 녀석이 어깨를 들썩이며 연주하는 것을 따라하는 겁니다. 제가 슬쩍 '너 저거 배워볼래?'하니까 얼굴이 활짝 펴지며 '네, 배워볼래요'하는 녀석에게 아직까지도 사물놀이 배울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군요.





사진 정리하다가 저 사진이 나와서 그냥 끄적여 봅니다. 너무 현실을 무시한 발상이겠죠?

댓글

  1. 왜? 라는 의문을 거세당한채 일방적으로 암기를 시키는 지금의 교육으로는 아이들의 능력을 꺼내낼수 없겠죠.
    그래도 아이 스스로가 자기가 하고 싶은건 부모님 몰래라도 파고드는 그런 근성을 조금은 보여주어야 부모님도 눈치를 챌텐데 애들이 다 너무 착한거 같아요. 시키는대로 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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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래서 이번 선거가 중요한 건지도 모르겠어요. (뚱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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