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는 길


지난 토요일, 성남청소년지원네트워크 주최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 후원으로 열린 지역네트워크 교사성장 프로그램 "학교 가는 길"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원래 즐거운학교에서는 심숙 선생님께서 참석하시기로 하였는데 사정상 못나가신다며 제가 대신 나가면 어떻겠냐고 하시기에 마침 오후 스케줄도 비었고 해서 승낙하고 참석했는데 오히려 대신 참석한 제게 너무 뜻깊은 자리가 되어 이 자리를 빌어 심숙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날 국어와 수학에 관한 강연과 토론이 있었고 2주 후 그러니까 7월 4일에는 영어수업과 관련한 강연이 있다고 합니다. 심선생님과 꼭 함께 가고 싶습니다.
국어시간
특이하고도 재미있는 자기소개를 통해 모두가 화기애애한 가운데 도종환님의 "어릴 때 내 꿈" 이란 시를 시작으로 용인구성고등학교 김희경선생님의 수업(교사 대상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릴 때 내 꿈
도종환

어릴 때 내 꿈은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뭇잎 냄새 나는 계집애들과
먹머루빛 눈 가진 초롱초롱한 사내 녀석들에게
시도 가르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들려주며
창 밖의 햇살이 언제나 교실 안에도 가득한
그런 학교의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플라타너스 아래 앉아 시들지 않는 아이들의 애기도 들으며
하모니카 소리에 봉숭아꽃 한 잎씩 열리는
그런 시골학교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는 자라서 내 꿈대로 선생이 되었어요.
그러나 하루 종일 아이들에게 침묵과 순종을 강요하는
그런 선생이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밤늦게까지 아이들을 묶어놓고 험한 얼굴로 소리치며
재미없는 시험문제만 풀어주는
선생이 되려던 것은 아니었어요.
옳지 않은 줄 알면서도 그럴 듯하게 아이들을 속여넘기는
그런 선생이 되고자 했던 것은 정말 아니었어요.
아이들이 저렇게 목숨을 끊으며 거부하는데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편이 되지 못하고
억압하고 짓누르는 자의 편에 선 선생이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어요.
아직도 내 꿈은 아이들의 좋은 선생님이 되는 거예요.
물을 건너지 못하는 아이들 징검다리 되고 싶어요.
길을 묻는 아이들 지팡이 되고 싶어요.
헐벗은 아이들 언 살을 싸안는 옷 한 자락 되고 싶어요.
푸른 보리처럼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동안
가슴에 거름을 얹고 따뜻하게 썩어가는 봄 흙이 되고 싶어요.


국어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현재 교육과정은 우리 아이들의 지적, 이해능력을 거의 고려하지 않은 지침을 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학부모들이 학원이나 뭐다 장차 학교에서 배울 것을 미리 가르치는, 이른바 선행학습을 하는 것이 일반화되는 바람에 아이가 학교에 가면 이미 다 아는 내용이니 수업이 재미가 있을리 없지요. 반면 그런 선행학습의 기회가 없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이건 학원에서 다 배웠지?"하며 넘어가기 일쑤이니 학교 교과과정을 쫓아가기 바쁘죠. 그러니 학습 부진아들이 나오지 않겠어요? 학교 성적은 가정의 경제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말이 실감나더군요.
물론 학습 부진의 원인, 학습 부진아의 특성들을 충분히 이해하더라도 이러한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한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숙제라 보여집니다.
지금 제가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즐거운학교만 봐도 그렇습니다. 물론 아닌 아이들도 있겠지만 지역아동센터에 오는 아이들의 가정 형편이 그리 썩 넉넉한 편이 아닙니다. 다른 친구들 학원갈 때 학원에 가지 못하고 센터에 오는 것이지요. 그 아이들은 지역아동센터에 왜 올까요? 부모님들의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 아이들은 지역아동센터에 놀러 오는 것이지 공부하러 오는 걸까요?
그런데 웃긴 건 지역아동센터에 오면 거기가 또 다른 학교란 거죠. 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도 아이들이 오자마자 문제집 책상에 탁 펴며 문제 풀라고 합니다. 물론 여러가지 자기개발 프로그램을 병행하기도 하고 야외활동도 많이 하는데 이건 여기서 논외로 하겠습니다.
가뜩이나 학교에서는 학원나가는 아이들에 맞춰 수업하는거에 따라가느라 어려워서 죽을 지경인데 지역아동센터에까지 문제집 풀라고 합니다. 뭘 알아야 문제도 풀죠. 선생님 설명은 머리엔 하나도 안들어옵니다. 학교에서도 못알아 듣는 말을 지겹도록 들었는데 여기와서 듣는다고 머리에 쏙쏙 들어갈까요?
학교에서 성적이 하위권인 아이들은 지역아동센터에 와서 성적이 절대 오르지 않습니다.
정말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지식일까요?
만약, 지역아동센터가 어떠한 이유(보는 눈이 있다든지, 학부모들의 요구가 있다든지)에서든 학교 교과 수업을 연장해야 한다면 반드시 반을 분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학습 효과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하는 아이들은 스스로 학습가능한 분위기를 조성해 주면 사실 교사가 조금만 지도해 주면 됩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 즉 학교 성적 향상 기대가 거의 없는 아이들은 따로 모아 개인별 집중 훈련을 한다든지 아니면 차라리 매일 책을 한권씩 읽어주는 편이 낫습니다. 매일 한권이지만 1년, 2년 쌓이면 몇권입니까?
얼마전 TV프로그램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에 나온 한국 벤처의 신화, 안철수씨는 학창시절 학교 성적은 중간정도밖에 못했으나 거의 매일 학교 도서관에 들러 한권씩 꾸준히 책을 읽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가장 존경하고 본받고 싶어하는 인물이 되었죠. 그런 안철수씨도 학창실절부터 영재, 수재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어릴 적 독서가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여기서 따로 거론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필요하시다면 이가령 교수의 동영상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놀이로 국어공부를
반드시 국어 시간이라고 학교 교과 문제집 푸는 것이 능사는 아닌 거죠. 놀이를 이용해도 충분히 아이들의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훈련이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김희경 선생님이 추천하신 생각펼치기, 십자말퍼즐, 스피드 퀴즈, 끝말 잇기, 문장 잇기, 빙고, 골든 벨, 카드 맞추기(비슷한 말, 반대말, 품사) 등을 이용하면 학교에서는 성적이 바닥을 기는 아이들도 재미있어하며 자기? 자신도 모르게 어휘력이나 문장력, 이해력이 발달하고 그러다 보면 저절로 학교 성적도 향상되지 않을까요? 동기부여를 위해 간식과 같은 작은 상품도 걸면 좋겠지요.
아이가 책을 안읽어요
아이가 책을 안읽는다구요? 그렇다면 2,3단계 아래의 수준으로 책을 골라주세요. 어른들의 기준에 맞춘 연령별, 학년별 추천도서나 필독도서는 아이가 힘들어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교사가 직접 읽어주세요. 듣는 것과 달리 읽는 것은 스스로 읽으려고 하는 의지에 달려 있어 의지력이 부족한 학습부진아들은 힘들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사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의지력과 상관없어요. 마치 TV보는 것에 어떠한 의지력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죠. 교사가 실감나도록 재미있게 읽어주면 아이들이 쉽게 책과 친해질 수 있어요. 끊임없이 책을 읽어주어 마침내 아이가 스스로 읽어보겠다고 할 때까지 읽어주세요.
책을 읽어줄 때 처음에는 모두 다 읽어주다기 점차 한문장씩 서로 바꾸어 읽어보거나 한페이지씩 바꾸어 읽어보거나 뒷문장을 만들어보기 등을 하여 아이의 참여를? 조금씩 늘려주세요. 그러면서 나타나는 아이의 작은 참여 행동에도 과도한 칭찬을 해주세요. 아이 스스로 무엇을 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독서록 쓰는 것이 무척 힘들어요
사실 읽는 것 보다 쓰는 것이 더 힘듭니다. 여러분은 초등학교 시절 몇편이나 독서록을 쓰셨나요? 우리 아이들이 책읽는 것이 두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독서록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아이가 독서록 쓰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독서록을 자유형식으로 바꿔 주세요.
지은이, 출판사, 읽은 날짜 이런 것에 구애받지 말고 "재미있었다"라는 단 한마디를 쓰더라도 그것이 아이가 느낀 점이라면 "그래 정말 재미있었구나"하고 무조건 칭찬해 주세요. 콩나물에 매일같이 물을 주지만 물만 쑥쑥 다 빠져버리는 것 같아도 사실 콩나물은 조금씩 자란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교과과정이 얼마나 웃긴 지 아세요?
글쎄 2학년 쓰기 교육과정의 목표가 "보고 들은 것 중에서 중요한 내용을 간추려 쓴다"라네요. 혹시 주위 2학년 아이들이 있으면 한번 보세요. 얼마나 보고 들은 것 중에서 중요한 내용을 간추려 쓸수 있는지... 학교 끝나고 바로 학원을 가야 하는 아이들은 이런 교육과정 속에 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제가 다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마지막으로 김희경선생님께서 추천하시는 "읽어두면 좋은 책"과 "보아두면 좋을 영화"를 싣습니다.

읽어두면 좋은 책





보아두면 좋을 영화





수학
?시간
이야기굿패 대표 이희란선생님께서 수학지도와 관련한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꽤 두꺼운 프린트물을 제공해 주신 국어선생님과 달리 딱 한장 짜리 프린트물만 주신 대신 수학과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고 직접 책도 읽어 주시고 여러 교구들과 장난감 사용법을 일러주셨는데 강연에 집중하느라 메모를 거의 못해 기억력에 의지해 쓰고 있습니다.
1학년부터 9학년(중3)까지 교과 학습 내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와 같은 부분은? 과감히 한장짜리 프린트물로 대체하고 지역아동센터에 오는 학습부진아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풀어 놓으면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피보나치 등의 많은 수학자들이 등장해야 했습니다. 수학자들의 이야기만 따라가도 참 재미있는 일화들이 참 많더군요.
정말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지식"일까요?
우리 아이들에게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은 무진장 많습니다. 진정 아이들이게 필요한 것이 공식을 얼마나 많이 외우게 하는 "수학적 지식"인가 하는 의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하더군요.
"그까짓 일차방정식 배워서 나중에 졸업하면 어디다 써먹는데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고통스럽지 않았다면 모를까.
수학이 정말 재미있을 수 있나?
그 어려운 수학이 어디까지 재미있을 수 있는가를 직접 보여주기 위해 이희란 선생님은 커다랗고 무거운 가장 두개에 10여가지 교구와 수학관련 책들을 잔뜩 들고 나오셨습니다.
이희란 선생님께서 추천하시는 수학관련 책 몇가지를 알려드릴께요.



[수학의 저주]를 포함해 몇권을 통독해 주셨는데 정말 재미있더군요. 제가 재미있다면 아이들도 틀림없이 재미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수학을 왜 이렇게 어렵게 가르치고 있었을까요?
그리고 수학과 친해지기 위한 놀이도구들이 참 많은데요, 확률을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주사위, 재귀호출과 알고리즘을 이용한 하노이탑, 자기도 모르게 기하학을 이용해야 하는 칠교 등, 우리 주위에 있는 놀이를 이용해도 왠만한 수학책에서 나오는 것들을 다 배울 수 있다니 과연 우리는 아이들 머리속에 "지식"만 집어넣기 위해 안간힘을 쓴 건 아닐까요?


이미지 출처 : 위키백과


저 정말 수학선생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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