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한장을 또 잘라 버리며
약 10여년전으로 기억됩니다. 아마도 IMF금융대란이 일어나기 몇년 전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국내에 신용카드 발급 바람이 불어서 BC카드를 비롯한 거의 모든 신용카드 회사에서 신용카드 회원을 확보하느라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전화는 물론이고 사무실에도 영업사원이 거의 매일같이 들어와 사탕과 명함을 뿌리며 신용카드 가입을 유치하였는데 그 덕에 신용카드 몇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최고로 인기 있는 카드가 바로 현대카드였습니다.
현대카드는 출시 당시부터 알파벳 이니셜을 하나씩 달고 나와 특화된 서비스를 지향한다고 고객을 유혹하였는데 그 발급조건이 무척 까다로웠습니다. 소위 프리미엄 카드를 지향한 마케팅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도 그거 하나 발급받으려고 신청서를 어렵사리 작성했지만 이후 고객센터에서 자격미달이니 자격요건을 갖추고 다시 발급하라는 상담원의 전화를 받고 한동안 풀이 죽었더랬습니다.
'내 신용이 이것밖에 안되는 것인가?' 하고 말이죠.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지금.
현대카드사라고 밝히는 전화가 한달에도 두어번 전화가 와서 각종 혜택을 앞세우며 카드 만들라고 전화가 옵니다. 웃기는 일이죠. 그때나 지금이나 제 신용에는 크게 변한게 없는데 말이죠.
지인의 부탁으로 현대카드를 이미 만든 것이 있어서 매번 그런 전화는 정중히 끊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카드회사와 보험회사가 제일 싫어하는 회사들입니다.
왜냐하면 카드회사와 보험회사는 원할때는 안해주고 필요없을 때는 진드기처럼 달라 붙는 회사들이기 때문입니다.
카드발급과 관련된 이야기는 위에 이미 언급했고 국내 유수의 보험회사에서 보험들라고 그렇게 전화할 때는 언제고 우리 둘째가 미숙아(1.1kg)으로 태어나서 그 아이 살리기 위해 집안이 폭삭 주저앉았을 때, 다른 것도 아니고 이 아이를 위한 보험하나 들겠다니까 들어준다는 보험회사가 한군데도 없었습니다.
오늘 불필요한 카드 한장 또 잘라버립니다.
김종서의 [플라스틱 신드롬]의 가사처럼 지갑속의 신용카드가 영원한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갈기갈기 찢겨져 버렸군요..필요없는 카드는 굳이 가지고 있을필요가 없을듯 합니다..
답글삭제저도 얼마전에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현금 서비스를 받았는데..이자가 엄청나더군요..-_-;
저는 4년간 삼성 카드 하나만 사용하는데..혹, 실책으로 통장에 잔고가 부족할라치면..
여기저기 대부업체에서 전화오기 시작합니다...지금까지 사용한 금액만 몇억은 될텐데..
단돈 3만원 연체됬다고 전화 오는걸 보면..참..
신용카드, 연말정산, 주민번호 이런 단어들을 사용하지 않고도 잘 살수 있는 그런 곳으로 가고 싶을 때가 더 잦아지고 있어요. (으 병적인거면 어쩌죠?)
답글삭제카드를 자르는건 시각적인(?) 효과는 훌륭하지만 전화 한 통 거셔서 탈회 신청하시는게 낫답니다. 연회비 문제도 없을 것이고. 신용개설정보도 사라지니 말이지요. 신용정보집중기관에서는 카드를 탈회하고 거래를 종료하기 전에는 카드를 잘랐는지 알길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나서 잘라도 되구요 ㅎ
답글삭제댓글 고맙습니다.
답글삭제본문의 "카드를 잘라버린다"는 의미가 단순히 "가위로 잘라서 버리는"것만이 아니었는데 제 필력이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역시 그러셨군요. 아니 그보담도. 많은 분들이 카드 자르면 끝이다 라고 생각하시기 때문이에요. 오셔서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상담원도 짤라버리세요로 끝이었죠 ㅎ;
답글삭제그러니 뭐 노파심이었죠 뭐 글은 더 잘쓰시면 곰은 못읽사옵니다.ㅎ
제가 워낙 졸필이라 못읽으실 글이 있을까 모르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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